한 마을에 목수가 살았습니다.
그는 낮에는 목공일을 하느라 바빴지만
저녁에는 촛불을 켜놓고 탁자에 앉아
평온한 가운데 목각인형을 만들었습니다.

어느날 그는 다른 것을 만들어 보고 싶어졌습니다.
목수가 만들고 싶은 건 해피엔딩이었습니다.
해피엔딩을 만들어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깎고 또 깎았습니다.

하지만 해피엔딩을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 아무리 아름답고 훌륭한 모습이어도 조금만 더 깎으면
더욱 훌륭한 해피엔딩이 될 것만 같았으니까요.

깎으면 깎을수록 그의 평온했던 밤은
점점 흐트러져 갔습니다.

목수는 알고 있었습니다.
더 깎아내면 해피엔딩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 목수는 깎는 일을 중단했습니다.
결국 그는 해피엔딩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는 촛불을 켜놓고 탁자에 앉아
평온한 가운데 다시 목각인형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목수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100329 B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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