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한마을에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어릴 적부터 가면을 모으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도깨비 가면, 처녀귀신 가면, 게이샤 가면, 좀비 가면
멋쟁이 가면, 신사 가면, 어린이 가면, 호랑이 가면,
등등등...
많은 가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면이 아이의 다락방을 가득 채웠을 때쯤,
그 아이는 생각했습니다.

'나도 가면을 만들어보고 싶어'

그날부터 아이는 가면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만든 가면은 볼품없었지만,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가면서 아이의 솜씨도
훌륭하게 변해갔습니다.

가면을 만드는 그 날부터 집 밖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새벽도, 해가뜨는 아침도, 한낮에도
오직 자신의 방에 앉아 가면만을 만들었습니다.

가면이 자신의 방을 가득 채웠을 때쯤,
자신이 만든 가면을 쓰고
아이는 집 밖으로 나갔습니다.

친구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아이는 너무너무 기뻤습니다.
내가 만든 가면이 이렇게 멋질 줄이야
아이는 항상 가면을 쓰고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는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고,
그 친구와 오래오래 함께있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자신의 집에도, 다락방에도
그 친구와 함께 갈 수 없었습니다.
가면으로 가득 차있으니까요.

더욱 더 큰 고민은
그 친구가 아이의 얼굴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항상 같은 가면을 쓰고 친구를 만났기에
친구는 아이의 가면이 그 아이의 얼굴인 줄만
알고 있었습니다.

이젠 나의 진짜 얼굴을 보여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는..
거울을 몇시간이나 들여다보고,
이 옷 저 옷,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서
즐거운 마음으로 -그것도 맨얼굴로!-
밖으로 나갔습니다. .

약속장소에 다다르자
친구가 벌써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조심스레 그 친구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누굴 기다리세요?'
'예, 제 친구랑 여기서 만나기로 했는데 좀 늦네요'

아이는 '네가 기다리는 사람이 바로 나야.'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 친구는 어떤 친구에요?'
아이는 물었습니다.

'그 친구요? 정말 상냥한 얼굴을 한 친구에요.'

'...............'
아이는 한참을 가만히 있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머뭇머뭇..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아이는..

잠시 후에, 약속장소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정말,
상냥한 얼굴을 한 아이가.........

『아이. 얼굴바꾸는』 040711 B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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